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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 “곤충산업·신재생에너지 등 환경분야 진로체험 특화”


순천대 지역맞춤형 '에코에듀테인먼트 사업'

 

“교육의 근간이 진로교육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에서도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경험을 해보고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를 발견하고 스스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태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순천시는 순천만, 국가정원 등의 지역자원이 있습니다. 순천대학교는 미래 주목받는 분야인 환경 생태관련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환경관련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초중고교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순천대학교는 2016년 교육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환경관련 지역맞춤형 진로체험 프로그램 12개를 개발, 운영 중이다. 꿈트리는 8월 28일 전남 순천시 석현동에 위치한 순천대학교 사범대에서 에코에듀테인먼트 사업단 단장 김대희 교수(환경교육과)를 만났다.

“우리 대학의 대표 프로그램은 신재생 에너지를 주제로 하는 ‘그린에너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태양광에너지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개인 휴대용 발전기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미래에너지 전망을 토대로 우리 대학은 일회성의 태양광에너지 체험에서 더 나아가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 직업군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장기형 그린에너지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운영 중에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교육의 일환이며, 환경 분야 진로교육 프로그램의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녹색지구를 위한 ‘그린에너지 프로젝트’는 총 4회차로 구성된다. 1회차에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공부하고 동력 자전거를 이용해 주스만들기, 태양열조리기를 활용한 요리 체험 등을 해보고, 2회차에는 적정기술을 활용한 항아리 냉장고 만들기 체험을, 3회차에는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찬반토론, 마지막 4회차에는 1~3회차에서 토대로 에너지자립마을(학교) 만들기 모델링 실습을 한다.

 

김 교수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 1회성 체험이 아닌 4회차에 걸쳐 이론과 체험을 병행한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친구나 대학생 멘토와 함께 하는 토론을 통해 자율적 사고를 하는 것은 물론 관련 직업군 및 해당 직업을 위한 전공이나 필요한 자질, 자격증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까지 하고 있어 학생들의 진로성숙도를 높일 수 있는 우수한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이 외에 에코ICT식품산업 체험, 자원의 가치를 더하는 업사이클링 체험, 미래 농업을 디자인하는 농촌큐레이터 체험, 태양광에너지 체험, 아름다운 정원만들기 체험, 생명이 살아 숨쉬는 숲 알아보기 체험, 에코디자인을 활용한 전통매듭 체험, 각(角)으로 하는 캘리체험 프로젝트(돌이나 나무에 조각을 내서 글씨를 쓰는 작업), 나무와 숲에서 꿈 찾기 프로젝트, 자연재료를 활용한 원예치료사 체험, 순천만 습지생태 체험 등이 있다.

이 중 에코ICT식품산업 체험 프로그램은 육식화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는 만큼 점점 더 심각해지는 환경공해 등 미래 환경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곤충산업을 체험해보고 교수들이 만든 가공음식을 먹어보기도 한다. 김 교수는 “특히 친환경식품과 친환경디자인, 정원산업 관련 프로그램은 순천대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12개 프로그램에는 2016년 중학생 731명, 2017년 초·중·고생 800명, 2018년 상반기 738명(하반기까지 목표 1500명)이 참가해 2년 여 기간 동안 2300여 명이 체험했다. 또 진행되는 에코 진로체험 박람회에는 2016년 1300여 명, 2017년 1500여 명이 다녀가 2회 2800여 명이 참가했다.

진로체험에 대한 지역 인프라가 부족해 좀처럼 접하기 힘든 에코에듀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 중 놀라운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17년 ‘미래디스플레이와 헤드램프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전남 영광의 해룡고 진로동아리 학생들이 ‘제 꿈에 희망이 생겼어요’라는 주제로 2017년 지역 맞춤형 진로체험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학생부문 대상(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던 것이다.

 

“군 단위 시골학교 학생들이 예산 제약 등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운데 저희 대학의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융합형 지식 습득과 실험실 체험을 하면서 자신들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모색할 수 있었다는 소감 발표를 들으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올해는 예산이 줄어들어 운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양질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함으로써 지역 학생들에게 진로체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나갈 계획입니다.”

김 교수는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채 성적에 맞춰 대학과 진로를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인생의 작은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환경 관련 프로그램은 입시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서 참가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처음에는 수동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환경문제에 대해 토론하면서 환경분야 활동가로서 자질을 보이는 학생을 발견하기도 하고, 실험실 체험을 하면서 연구직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 환경공예품을 만들면서 디자인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 떡을 만들면서 자질을 보이는 학생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30명 단위의 프로그램에는 대학생 멘토가 함께 한다. 사전교육을 받은 순천대학교 학생 3~5명이 멘토로 참가해 원활한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조별 모둠활동에 익숙지 않은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중고등학교 현장에 가보면 아이들이 질문을 많이 하지 않는 편입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가급적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역할분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학생들도 조금씩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교육의 주도권을 경험하게 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교육학자로서 일방적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인재 양성이라는 대학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순천대는 전라남도교육청, 순천시, 순천만 국가정원, 전남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등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청소년들의 진로교육을 고민하고 양질의 진로체험 프로그램 개발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 친환경사회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서는 깨끗한 환경 보전과 환경 분야의 좋은 일자리 창출이 우선돼야 합니다. 지금까지 환경분야 일자리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순천대는 향후 친환경에너지 사업가나 코디네이터, 업사이클링 공예가, 친환경 셰프 등 다양한 환경분야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할 계획입니다.”

김 교수는 미래지향적인 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책당국이 해야 할 일과 자유학기제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 중학생은 다양한 진로체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자유학년제를 통한 진로체험은 새로운 교육경험이며 직업체험이자 학생이 인생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 또한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유학년제를 적극 활용해 가급적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도록 아이들을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합니다.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교육당국이 학부모를 이해시켜야 하며 , 학교로 찾아가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당국은 진로교육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 그래야만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까요. "

[글쓴이] 김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