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Vol.40] “1회성 체험 넘어 2~3주 심화과정 필요한 때”


청주대학교 ‘FOCUS’프로그램

 

청주는 일찍부터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그 근거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됐다는 점과 조선시대 최고 학자 율곡 이이 선생이 청주목사를 역임했고 향약의 교과서 격인 서원향약의 근거지라는 점을 들 수 있다.

1980년대 초중반 청주시의 인구가 20만 명대에 불과했을 때에도 충북대, 청주대, 청주사대(현 서원대), 청주교대, 한국교원대, 간호전문대(현 교통대 증평캠퍼스), 충청대 등 대학교가 7곳이나 되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덕에 청주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오랫동안 교육도시로 남았다.

 

꿈트리는 2019년 1월 28일 ‘교육도시’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대성로에 위치한 청주대학교를 찾았다. 재학생 1만2000명 규모의 청주대학교는 2016년 7월부터 특화된 자유학기제 진로체험 프로그램 ‘FOCUS’운영을 시작했다. 2016년 11월에 교육부 주관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선정됐고, 2018년 11월에는 ‘교육기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교육혁신원 황종인 씨는 청주대학교가 청소년 진로체험프로그램 ‘FOCUS’를 운영하는 2가지 목적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지역에 있는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지역사회 기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이며, 두 번째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재학생의 역량 강화를 위한 비교과 프로그램과 연계, 운영함으로써 윈윈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각 학과에서는 재학생 멘토들을 대상으로 내부교육을 통해 전공지식이나 제반사항을 교육하고 개선이 필요한 내용을 수시로 검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 진로체험 멘토로 참여하는 재학생에게는 비교과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부여하는 ‘역량 마일리지’를 제공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청주대학교 ‘FOCUS’프로그램을 거쳐 간 학생들은 3000명이 넘는다. 2016년(2학기) 25개 프로그램 778명, 2017년 49개 프로그램에 1520명, 2018년 33개 프로그램 928명 의 학생이 참여했다. 올해는 ‘드론 국가자격증 취득 및 조종실습 체험’ 등 11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각 프로그램은 학과별로 자발적으로 운영 중이며 11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항공기계공학과의 △CATIA 소프트웨어 항공기 설계 체험, 항공운항학과의 △항공기 조종사 되어보기 체험, 군사학과의 △드론 국가자격증 취득 및 조종 실습, △멋진 군인이 되는 길, 교육혁신원과 신문방송학과의 △미디어제작 체험, 보건의료과학대학 간호학과, 치위생학과, 방사선학과, 스포츠의학과가 공동운영하는 △병원 직장 체험, 물리치료학과, 임상병리학과, 작업치료학과에서 공동운영하는 △보건의료 전문직업 체험, 공예디자인학과의 △빛깔고운 칠보공예 체험, 3D프린터 체험, 수학교육과의 △알쏭달쏭 창의수학 진로탐험 체험, 영화학과의 △영상편집 및 연기체험 등이 있으며, 공예디자인학과의 △이니셜 패션 쥬얼리 만들기 프로그램은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2019학년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당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므로 충북권 중학교들이 주로 참가한다. 수업시간은 3시간 정도로 오전(9~12시), 오후(1시~4시) 중 선택할 수 있다. 청주대학교는 교비에서 예산을 확보해 프로그램 당 5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매년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나 신규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고 있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황 씨는 “특히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설레하는 학생들의 표정과 체험에 집중할 때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볼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대학생만을 상대하던 담당 교수들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초창기에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던 교수님들이 3년 정도 운영하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하셨는지 학생들을 대하는 방법과 태도에 상당히 큰 변화가 생긴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프로그램 운영 중 ‘이분이 내가 알던 그 교수님이 맞나’라고 느낄 정도로 상냥하고 다정하게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으니까요.”

 

황 씨는 자유학기제 등 진로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제안을 했다.

“자유학기제가 시행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정도 진로를 정한 학생들을 위한 심화과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기도 한데 1학년 2학기에 우리 대학에 와서 체험을 해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 다음 학기에는 심화과정을 운영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조종사 체험을 했던 학생들에게 연계학기에 2~3주 정도 항공운항학과에 와서 실습을 해보도록 하는 겁니다.”

단순 체험위주의 일회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현실을 뛰어넘어 특정 분야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거나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을 위한 과정형 심화 프로그램(가칭 Pre-Univ 또는 Pre-school)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책당국에서도 향후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이런 점을 고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우리 대학은 교육기부 참여 방식 역시 교육부에서 대학으로, 대학에서 학과로, 학과에서는 재학생들에게 참여를 강요하는 하향식(top down) 방식의 프로그램이 아닌 재학생들이 먼저 참여하고 학과에서 자발적인 기획을 통해 중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상향식(bottom up) 방식의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김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