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체험지원센터

[Vol.39]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플랫폼, 간극 좁히는 역할 해야죠”


경기 남양주 남양주시 인재육성지원센터

“진로센터는 핵심 역할은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과 학교가 분리돼서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두 주체가 만날 수 있는 장이 없어 서로를 바라보는 인식도 달랐습니다. 학교가 원하는 수준의 체험자원과 지역 내 교육 인프라의 격차가 여전히 크지만 그 간극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진로센터는 중간에서 하나의 플랫폼이 돼서 마을과 학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꿈트리는 2019년 1월 11일 경기도 남양주시 경춘로 남양주시청 제2청사에 위치한 남양주시 인재육성지원센터(이하 남양주 인재센터)찾았다. 남양주 인재센터는 남양주시와 교육부 및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2018년부터 경복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2015년 12월 개소 이후 위탁운영을 맡은 민간기관 소속으로 2년간 일해온 심정혜 센터장과 학교협력팀·지역협력팀 2명의 실장은 2018년 소속기관이 바뀌었지만 그대로 승계돼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인구 68만명의 남양주시에는 초등학교 63곳, 중학교 32곳, 고교 20곳 등 총 115개 학교에 8만여명의 청소년이 있다. 남양주 인재센터는 자유학년제를 실시하는 중학교 외에도 고등학교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남양주 인재센터의 프로그램은 크게 학교연계, 지역연계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지역의 자원을 발굴하고 학교의 요구를 파악해 상호 연결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연계 프로그램은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이 진로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는 학교 수요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현재 300여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를 통해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학교로 찾아가거나 현장체험 형태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학교 안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는 진로탐색, 직업인 직업체험, 대학생학과멘토링, 기업가정신프로그램, 분야별 동아리 프로그램, 창의체험스쿨 등이 있다. 현장체험 형태로는 관내 대학, 경찰서, 소방서, 군부대, 도서관, 박물관 등 140여 개 지역의 체험기관과 연계해 진행 중이다.

학교밖 지역연계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방과 후나 주말, 방학 기간 중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으로 주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개발역량 향상에 목적을 둔다. 대표적인 체험 및 프로젝트 형태 수업으로는 역사속 직업여행, 스마트 직업체험, 디자인씽킹, 코딩아놀자, 3D프린팅으로 메이커되기 등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분야별 흥미를 갖고 있는 남양주 지역 학생들을 모아 장기 프로젝트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고 결과물도 만들어낸다. 대표적으로 디지털뮤직메이커 프로젝트, 다산비전프로젝트, 프로잭션맵핑 프로젝트 등이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집해 서류심사를 거쳐 창업체험경진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이 대회는 남양주 인재센터가 지난해 교육부 지역창업체험센터로 지정되면서 운영하게 된 프로그램이다.

“창업체험경진대회야말로 민·관·학이 결합한 좋은 모델로 상징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마을과 학교가 자연스럽게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교류하다 보면 마을의 자원이 자연스럽게 학교로 연계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희 인재센터가 그런 기능을 인지하고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4년째 남양주 인재센터를 운영해온 심 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가치로 관련된 주체들간의 신뢰관계와 학생중심의 콘텐츠를 꼽았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무리 좋은 뜻을 갖고 교육을 하고 싶어도 모든 현장에서 직접 교육할 수 없으므로 저희와 연계된 강사나 기관에 그 뜻을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학교에 전파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음으로는 학생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진로교육의 핵심은 결국 학생 자신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경험하고 그것을 진로와 연결시킬 수 있는 힘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센터는 그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의미 있는 콘텐츠들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다른 센터에 비해서 규모는 작지만 체계적인 운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남양주 인재센터는 설립 당시 경기도 선도진로센터로 지정(2016년)돼 경기도의 4개 센터들과 정기 회의를 통해 각각의 성과를 공유하고 경기도형 모형 구축에 1년간 참여했다. 또 2017년에는 진로체험 담당자 워크숍이나 교사연수 등에서 사례 발표를 하는 등 대외적으로 센터의 전문성을 알릴 기회도 있었다. 2018년엔 교육부가 전국에 10곳을 지정하는 창업체험지원센터로 선정돼 지난해 하반기에는 연인원 8000여명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한 수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진로교육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진로체험 부문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대외적으로 상을 받거나 인증을 받을 때도 기쁘지만 지난 3년간 저희 센터와 함께 해온 분들에게 좋은 일이 생길 때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설립 당시에 아무 것도 없었던 상태에서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지역의 자원들을 발굴하고 일원화 해 교육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저희와 협력하고 뜻을 같이 해온 분들의 사업이 점점 발전하고 다양한 사업영역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저희와 연계된 강사들이 외부에 알려지고 사업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불어 성장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간의 노력으로 쌓아온 역할이나 기능에 비해서 여전히 센터를 둘러싼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은 애로사항이다. 관내 학생 수나 지역의 많은 수요에 비해 센터의 인력 규모가 작아 수요를 채워주기가 어렵다는 점과 지자체 소속 기관이기 때문에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사업의 중요성 및 당위성에 대해서 설득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힘들게 쌓아온 지역의 자원인 만큼 잘 유지되고 보전됐으면 좋겠지만 센터장이나 직원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협조를 얻어야 되는 부분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책임을 동시에 안고 가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힘든 부분입니다. 진로교육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을 확대하며 센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로센터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진로교육은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이 들 때까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심 센터장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진로교육이 나아갈 방향임을 강조했다.

“학교에서의 수업의 변화나 방과후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것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만나는 사람들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금 내 모습과 태도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등을 알려주고 끌어줄 수 있는 ‘의미 있는 타인’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교사나 학부모 외에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정보를 공유할 때 시야도 넓어지고 인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센터는 지역 단위에서 그런 경험의 폭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글쓴이] 김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