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자유학기제

[Vol.36] “자유학기제는 자유롭게 학습하는 학기, 수업의 변화가 중요”


최원석 한국교육개발원 초중등교육연구본부 자유학기제지원센터 부연구위원

 

“자유학기제라는 정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학교 밖으로 나가서 자유롭게 진로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학습하는 학기’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한 학기 170시간 동안 4가지 형태의 자유학기 활동을 하는데 그 중에서도 진로탐색은 40시간 정도가 됩니다. 그 외 대부분의 시간은 교과수업과 관련되기 때문에 자유학기제의 핵심은 수업의 변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주입식, 암기 위주의 수업에서 탈피해 학생들이 좀 더 자유롭게 탐구하는 수업방식으로 바꿔보라는 것에 더 강조점을 두고 싶습니다.”

꿈트리는 10월 10일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최원석 초중등교육연구본부 자유학기제지원특임센터 부연구위원(43)을 만났다.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교육행정 및 정책분야 박사과정을 마친 최 부연구위원은 2016년 7월 한국교육개발원에 부임한 이후 초중등교육연구본부 자유학기제지원특임센터에서 자유학기제 관련 성과분석팀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는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생들이 미래 핵심역량과 관련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에 대해 관찰, 연구하고 있다.

“첫 업무로 자유학기제 정책 관련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자유학기제의 내용인 수업부분을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정책의 성과를 분석하는 일은 개인적으로도 관심분야여서 2년 넘는 기간 동안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2013년 시범운영을 시작한 자유학기제는 2016년 전면시행, 2018년 학교의 선택에 따라 자유학기가 2개 학기로 확대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중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꿈과 끼를 살려 행복교육을 실현하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돼왔다. 하지만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과 학력저하 우려의 시선 역시 여전하다.

“자유학기제가 학교 안에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면 중학교 교사들이 사이에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 수업을 구성해야 하고 어떻게 평가해야 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퍼져 있어야 하는데 수업 구성 및 평가에 대한 이해도에 있어 학교 및 교원 간 편차와 학부모 및 학생의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 부연구위원이 속한 자유학기제지원센터는 지난 1월 자유학기제 정책성과분석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자유학기제가 시행된 지 5년차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성과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내용을 소개했는데 그 중에는 학력에 대한 연구도 포함돼 있다.

“자유학기제의 목표는 지식의 양만을 측정하는 학력 자체가 아닙니다. 하지만 학력저하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워낙 높다 보니까 저희 센터에서 별도로 연구보고서를 냈던 것입니다. 인과관계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소극적으로 해석하더라도 이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은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아이와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을 비교했을 때 결코 학력이 저하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최 부연구위원은 “자유학기제라는 정책을 통해서 우리가 바꾸고 싶어 했던 교육의 방향에 대해 학부모들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전까지는 지식 중심의 학력을 기반으로 한 성적과 그로 인한 과도한 경쟁이 중심이 되어 왔으나 자유학기에서의 다양한 수업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탐색하고, 협력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신장시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것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자유학기제의 핵심이 수업개선에 방점이 찍힌다면 새로운 수업을 시도하기 위해 교사들의 준비가 충분한지에 대한 우려에도 최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교사들의 역량이 결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로운 교수방법에 대해서는 교사 대부분이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그런 수업을 반복 시행하면서 어느 정도로 능숙해지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교사의 역량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돼있다는 지적이 있다면 지금까지 학교 현장에서 그런 식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교사들을 충분히 지원해주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유학기제를 통해서 조금만 경험한다면 교사들의 전문성 우려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교사들 중에서도 여전히 자유학기제 교육방식이 ‘내 제자들에게 정말로 효과적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분들이 있습니다. ‘혹시 고입이나 대입에서 손해 보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심정적으로 확신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유학기제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2가지 목표도 제시했다.

“1차적인 목표는 교실에서의 수업 장면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수업이 바뀌면 학생들이 그 안에서 하는 활동이 바뀌기 때문에 분명히 경험하는 것도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중1 과정에서 이뤄지는 수업 자체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자유학기제가 학교에서 정착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가장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2, 3학년 연계학기를 권고하고 있는데, 자유학기에서 추구했던 바뀐 수업의 모습을 2,3학년에도 유지해달라는 것이 연계학기 권고의 핵심입니다. 설령 한 학년 동안만 경험했더라도 아이들 스스로 교과 내용을 의미 있게 조직하고 서로 협력해서 문제해결 능력을 경험했다면 2, 3학년이 돼서 강의식 수업을 듣더라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으며 때론 강의식이 적절하고 때론 문제해결 방식이 유용한 형태가 있다는 것이다. 종전까지 우리 교육이 교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강의식이라는 한 가지 방식만 추구했다면 이제는 2,3가지 방식으로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자는 것이다. 최 부연구위원은 “학생들이 다양한 학습 노하우를 알게 되면 각자가 처한 상황에 맞는 학습방법을 선택해서 스스로 학습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 부연구위원은 “자유학기제로 시작된 중학교 교육과정의 작은 변화가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방향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하며 학교에서도 보다 체계적인 진로교육을 해나가야 할 것을 강조했다.

“진로교육을 한다는 것은 자기이해,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 세상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것을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진로교과나 자유학기제의 진로탐색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중학교 단계에서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자기를 이해하고 세상에 관심을 갖고 직업세계를 탐색해나가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글쓴이] 김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