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자유학기제

[Vol.40] “우크라이나 교사와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 감동했어요”


김희선 서울 강현중 교사(우크라이나 수업나눔 참가)

 

“막연히 교육여건이 매우 열악할 거라고만 생각하고 우크라이나로 교육봉사를 갔지만 막상 현장에 가본 후 제 생각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그곳의 선생님이나 아이들 모두 교육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았습니다. 떠들거나 딴 짓 하는 아이들이 없었고 전원이 일어나서 배꼽인사를 할 정도로 무척 예의 바르고 수업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배워야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꿈트리는 2월 18일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강현중학교에서 김희선 교사(44·수학교과 담당)를 만났다. 교직 19년차인 김 교사는 제3회 자유학기제 실천사례 연구대회 입상을 계기로 지난 1월 14~18일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된 두 번째 ‘자유학기 수업나눔’ 행사에 ‘스포츠 속 수학이야기’라는 주제선택활동으로 참가했다. 김 교사는 강현중학교 재직 중인 2017년, 2018년 2년 동안 1학년 학년부장을 맡아 전반적인 자유학년제 업무를 총괄했다.

‘자유학기 수업 나눔’은 교육부가 우리나라 자유학기 수업의 우수성을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8월 6~10일 처음으로 우리나라 교사들이 직접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으로 찾아갔고, 올해 1월 14~18일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 ‘수업 나눔’ 행사가 마련된 것이다.

현지 교사와 학생 100여명이 참여했던 이번 수업 나눔 행사에는 총 세 번의 수업이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한국교육원에서 열린 첫 번째 수업은 현지 교사들의 요청을 바탕으로 과목을 구성했다. 수학·과학, 미술·사회, 국어·영어 등 3개 팀으로 나눠 오전, 오후 각각 1시간 30분씩 진행됐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수업지도안을 미리 제공했으며, 우리 교사들은 한국어와 우크라이나어로 제작된 PPT 자료를 활용해 총 9개의 수업을 시연했다.

두 번째 수업은 우크라이나의 수업을 한국 교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한국 교사들이 직접 수학과학 특화학교인 171번 학교와 예술사회 특화학교인 70번 학교로 찾아갔다. 171번 수학과학 특화학교는 10~15분 단위로 짧은 수업을 3~4개 엮어서, 70번 예술사회 특화학교에서는 45분간 진행되는 방식의 2가지 버전으로 소개했다. 세번째 수업은 동양어학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 개 팀으로 나눠서 팀당 대표 교사 한 명이 수업을 시연했다.

“1차수업도 현지 교사들의 반응이 뜨거웠지만 저희가 참관했던 우크라이나 교사들의 수업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선 그 나라 전통에 근거해 빵을 구워 주는 등 학생들의 성의 있는 환영행사에 감동했습니다. 또 교육 여건이 열악한데도 불구하고 열의 있는 현지 교사들의 모습 또한 저희들에게 좋은 자극이 됐습니다.”

의사소통이 안 돼도 진심이 통하니 감동적이었다는 김 교사는 수업 나눔행사가 자신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김 교사는 “공항 대기시간조차 수업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자신뿐만 아니라 여행용 캐리어에 수업자료로 무거운 돌을 싣고 교사, 머그컵 30개와 굽는 기계까지 싣고 온 교사 등 우크라이나 교사와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어 애쓰는 교사들의 모습이 감동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행정, 수업, 평가 등 자유학기제 업무의 특징이 명확하지 않은 점이 담당교사로서 가장 힘든 점이라고 말하는 김 교사는 2년간 자유학기(년)제를 직접 운영하면서 느낀 소감을 묻는 질문에“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미있었다”고 답했다.

“학교 교육과정은 대부분 틀이 다 짜여 있는데 반해 자유학기제는 수업시수만 정해져 있을 뿐 그 안에 들어갈 프로그램 내용은 교사 협의를 통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교육과정 내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정말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지요. 아마 공교육 제도 중 자율성이 보장되는 유일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에게는 지필평가에서 벗어나서 아이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그런 면에서 교사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 업무적인 문제점들이 해결 된다면 자유학기제는 아이들에게 꿈과 끼를 찾아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김 교사는 자유학기제의 업무적인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지적했다. “부서간 업무조정이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자유학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업무를 해결해야 합니다. 자유학기 활동에 외부강사를 초빙하든 진로체험을 나가든 세분화 된 매뉴얼이 있어서 이런 일들이 과연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회의적입니다. 이런 행정업무에 매몰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현장에서는 여전히 자유학년제를 전체 학교 교육과정으로 보지 않고 1학년 교사들만의 문제로만 보는 경향도 지적했다. “자유학기 수업시수 배당과 관련해 교사간의 이견이 있습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자유학기 수업의 경우, 기존 수업에 추가적으로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유학기제 담당 학년 교사에게는 부담이 존재합니다. 또 선택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감을 해소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8~9차시에 해당되는 수업을 2시간 연강으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체험이나 토론 등의 요소가 수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교사들이 이런 부분을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진로체험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대한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자유학기 수업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교사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자유학기 선택프로그램을 교과와 연계해서 생각한다면 부담감을 조금 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과 내용 중에서 45분의 수업 시간 내에 하기 힘든 부분을 하나씩 가져와서 블록수업으로 8~9차시 정도만 만들면 주제선택프로그램 하나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다양한 자질을 가진 교사들이 체험, 토론 등 재미있는 요인들을 결합해서 할 수 있는 선택 프로그램은 어떤 외부 강사가 진행하는 것보다 학생들에게 더 몰입도가 높으리라 생각합니다.”

 

학부모들이 자유학기제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점이 기초학력 부진에 대한 걱정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하는 김 교사는 올해 교무부장과 2학년 수업을 맡았다.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아이들이 올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며 자유학년제와 연계될 수 있는지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올해는 2학년 수업을 맡은 만큼 자유학년제 때문에 기초학력이 부진해졌다는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교과 수업과 자유학기의 강점인 과정평가를 접목하여 학생들의 성장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글쓴이] 김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