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자유학기제

[Vol.42] “다양한 발표 수업 덕분에 활달한 성격으로 변화”


‘자유학기제 첫 수혜’서울대 신입생 박희연 씨

 

자유학기제는 2013년 42개 연구학교 지정으로부터 시작돼 자유학년제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사람의 성장에 비유하자면 2013년 탄생해 이제 일곱 살이 된 것이지요. 2013년에 처음 자유학기제를 접했던 중학생이 올해 대학교 신입생이 됐습니다. 시간의 힘이란 이렇게 놀랍습니다. 자유학기제 웹진 꿈트리 42호에서는 2013년에 자유학기제를 처음 접해서 올해 대학생이 된 친구를 수소문했습니다. 그 친구로부터 자유학기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꿈트리는 4월 13일 서울 낙성대역 인근 카페에서 서울대학교 인문계열 19학번 신입생 박희연 씨를 만났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요. 수업 시간에 같은 반 친구들끼리 머리둘레를 재서 비교해 봤는데 그런 활동적인 수업 내용들이 참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울산에서 나고 자란 박희연 씨는 연암초등학교를 거쳐 2013년 공립 연암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낯가림이 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한다는 건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고 하네요. 그런 와중에 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를 실시한다는 발표를 듣게 됐다고 합니다.

“처음엔 어리둥절했죠. 자유학기제가 뭐지? 1학기 때는 시험, 시험, 시험의 연속이었는데 2학기에는 아예 시험을 치지 않는다고? 그게 가능한 거야? 그럼 좋아해야 하는 건가? 다른 뭔가가 있는 건 아닐까?”

반 친구들끼리도 설왕설래 했다고 합니다. 부모님 반응은 ‘자유학기제가 뭐야?’ 의아해 하시는 정도였고, 선생님들이 좋아하셨는지 싫어하셨는지 반응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하기야 벌써 6년 전 일이니까 기억이 안 날 법도 합니다.

“자유학기제를 겪으면서 성격이 많이 활동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자유학기제 수업은 발표하거나 의견을 나타내는 수업이 많잖아요. 문학작품을 하나 읽어도 예전 같으면 ‘감상문 한 번 써봐’ 하고 숙제로 넘어갈 부분이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지니까 내가 가진 생각을 표현하는 경험이 많아진 거죠. 친구들 간에도 자연스럽게 소통이 늘어나면서 의견을 표현하는 기회도 많아졌고요. 선생님들도 진도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셔서 그런지 새로운 수업을 많이 진행하셨어요. 1학기 때는 과학 실험 같은 건 엄두도 못 냈는데 2학기 때는 직접 실험을 해보면서 작은 실수에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한 부분은 지금도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어요.”

100% 자유학기제 때문이라고 하긴 어렵겠지만, 어찌됐든 중학교 1학년에 반 친구들과 여러 활동을 하면서 희연 씨는 내성적인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중학교 2~3학년에는 전교 회장과 부회장에 선출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했다고 하네요.

“자유학기제 수업은 교실을 옮겨 다니는 수업이 많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다른 반의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게 되면서 낯선 이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또 발표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당연히 남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 부담이 줄어들고 자신감도 커진 것 같아요. 중학교 3학년 때 정견 발표를 하는데 제 생각에도 하나도 떨지 않고 여유롭게 발표했던 것 같아요. 제 자신에 대해 스스로 놀란 순간이었죠.”

하지만 희연 씨는 자유학기제에 대해 마냥 긍정적인 평가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점이나 개선점도 분명히 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2학년에 올라가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수업이 다시 주입식, 암기식 수업이었어요. 다시 시험의 연속인 상황이 시작된 거죠. 오히려 1학년 때 교과 지식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니까 2학년에 따라잡으려니 더 고된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 때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동아리 활동의 경우도 특정 동아리에 신청자가 몰리면 강제로 다른 동아리로 분산됐어요.”

자유학기제 7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자유학년제로 바뀌었고 중학교 2~3학년에도 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해 줬더니 희연 씨는 크게 수긍하는 눈빛이었습니다. 후배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자유학기제를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표현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섞여서 수업을 받게 됐어요. 한 선생님이 토론식 수업을 진행했는데 자유학기제를 경험하지 않은 친구들은 ‘진도는 안 나가고 너무 성의 없는 것 아냐?’ 이런 반응들이 있더라고요. 반면에 자유학기제 때 토론식 수업을 경험한 친구들은 발표도 잘 하고 굉장히 활발하게 수업에 임했어요. 그런 차이는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희연 학생은 자유학기제가 올바르게 작동하려면 평가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식의 양이 중요한 시대가 아닌 만큼 평가 방법도 그에 맞게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크게 수긍이 갔습니다.

“제 경우는 주입식 암기교육도 잘 버텨낸 케이스이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많잖아요. 그런 친구들도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자유학기제와 같은 변화는 바람직한 변화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조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다는 거예요. 주입식, 암기식 수업이 아니라 참여하고 활동하는 수업이다 보니까 학생들이 졸거나 수업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보완할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이런 긍정적인 부분을 잘 살려서 교실이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글쓴이] 최중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