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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9] “응급처치로 친구 도울 수 있어 뿌듯해요”


경기 시흥시 매화중학교 ‘건강지킴이’

 

“아픈 친구들에게 간단한 응급처치를 해줬던 경험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보건 선생님 대신 친구들을 돌보면서 왠지 뿌듯함을 느껴서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요.”- 박세인 양(3학년 5반)

“점심시간에 봉사하러 갔다가 선배들이 이가 부러진 친구를 치료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직 확정한 건 아니지만 제 장래희망 중 하나로 의사나 간호사를 생각하고 있어요.”- 우지원 양(3학년 4반)

“동생이 다쳤을 때 치료를 제때 안 해 속상했던 적이 있어요. 동아리에서 응급처치법을 배운 후 다친 동생이나 친구를 치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김보은 양(3학년 2반)

꿈트리는 3월 5일 경기도 시흥시 매화로에 위치한 매화중학교에서 보건동아리 ‘건강지킴이’의 구성원들을 만났다. 동아리 학생들은 마침 점심시간을 이용해 보건교사를 도와 아프거나 다친 친구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었다.

보건실에는 태권도부에서 운동을 하다 부상당한 남학생 한 명과 감기 기운으로 휴식을 취하러 온 남학생 한 명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또 점심시간이다 보니 진통제나 소화제 같은 각종 상비약이나 반창고를 받으러 학생들이 수시로 들락거렸고, 아픈 학생을 데리러 온 학부모까지 찾아와 붐볐지만 보건교사의 부족한 일손을‘건강지킴이’ 동아리 구성원들이 채워주고 있었다.

시흥 매화중학교‘건강지킴이’ 동아리는 2~3학년이 대상이며 졸업생을 제외하고 현재 3학년 학생 9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학기 초 기본교육을 받아 간단한 드레싱 정도의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학생들은 1반부터 5반까지 요일별로 번갈아가며 보건실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물론 활동하는 시간만큼 봉사점수가 올라가는 이점도 있다.

새 학기를 맞아 보건동아리에 가입하러 온 함유빈 양(3학년 4반)은 “응급처치 방법도 알고 싶고 동아리 친구들이 능숙하게 환자를 처치해 주는 게 멋있어 보이고 부럽기도 했어요”라고 가입 동기를 밝혔다. 함양은“우리 학교 보건동아리‘건강지킴이’는 3학년 선배들이 직접 후배들을 뽑을 정도로 엄격한데도 지원율이 높은 인기 동아리”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동아리를 담당하고 있는 곽명란 보건교사 역시 동아리 구성원을 뽑을 때 끈기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본다고 말했다.“응급처치 방법을 충분히 습득해야 하고 3월부터 12월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해야 하므로 본인의 의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두 명 정도 아쉽게 탈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지킴이 동아리는 2~3학년 중 각 반에서 2명씩 선발한다. 2학년 신청자는 3월중 선발할 예정이다. 곽 교사는 “제가 매화중학교에 온 지 얼마 안 돼 아직 아이들의 이야기를 못 들어봤습니다. 올해는 아이들 요구를 더 깊이 있게 파악해 그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프로그램 눈높이를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로 외부 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하는 심폐소생술도 응급처치자격증을 갖고 있는 곽 교사가 직접 가르친다. 응급처치 교육은 2시간 동안 진행되며 각각의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아무런 도구가 없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처치도구가 있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지, 가정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길에서 다쳤을 경우는 어떻게 할지 등 각각의 사례별로 대처하는 법을 알려준다. 손가락을 베었을 때나 코피가 날 때, 또는 친구가 갑자기 전신경련을 일으킬 때 같이 아이들이 흔히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해 단계별로 수업을 진행한다.

동아리 수업은 1학기 13시간, 2학기 10시간 총 23시간 진행된다. 2017년에는 △학교축제 기간 부스별 담당자 선정과 홍보물 게시 △체육대회 때 조별 학생 치료 봉사활동 △‘매화향기축제’기간 ‘건강체험부스’ 운영 △가벼운 상처를 치료하는 기초응급처치 △기도폐쇄 시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심장 제세동기 사용법 △근골격계 손상에 대한 응급처치 △보건 진로체험‘한국잡월드’ 방문 △벌에 쏘였을 때나 화상시 드레싱 처치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동아리 활동 중에는 ‘잘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갖는다. 잘 사는 삶이란 결국 마지막을 생각하면서 사는 삶이라는 내용의 EBS‘다큐프라임-죽음:카르페 디엠’시리즈를 시청하고, 자신의 마지막을 떠올려보며 유서를 작성하게 된다. 또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는 가정 하에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 즉 버킷리스트를 구체적으로 적어 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보건’의 의미가 단순한 치료를 넘어 인간의 몸과 마음의 건강까지 돌보는 훨씬 더 넓은 범주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조아영 양(3학년 3반)은 “등교시간에 금연캠페인을 했던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일찍 일어나 이른 시간에 학교에 가기 힘들었지만 금연이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 친구들에게 알려줌으로써 혹시라도 담배를 피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또 김진경 양(3학년 3반)은 “잡월드에 가서 재활치료사 체험을 할 때 휠체어도 타보고 목발도 직접 짚어보면서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이해하게 됐어요”고 말했다.

지난 해 보건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느낀 소감은 각양각색이지만, 이구동성“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게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지 양(3학년 2반)은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쓴이] 정선영 객원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