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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0] “과학 지식도 쌓고 라면도 끓여먹고 너무 재밌어요”


청도 풍각중학교 과학동아리 '드림사이언스 (Dream Science)'

 

“동아리 가입할 때 교과 성적이요? 에이~ 그런 거 안 봐요. 그럼 저 같은 아이는 아예 못 들어왔겠죠. 과학성적은 별로 안 좋지만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랐는데 발표를 위해 자료조사를 하고 실험도 해보면서 과학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관심도 더 커졌어요.”(정은지 3년)

“저희 동아리는 과학 동아리인데 아이들이 ‘과~하게 먹는 동아리’라고 바꿔서 불러요. 과학 실험을 하고 나면 꼭 음식을 먹거든요. 질량에 따른 끓는점의 변화를 관찰하고 난 후에는 라면을 끓여먹거나, 설탕의 상태변화 실험을 하면서 ‘달고나’나 ‘솜사탕’을 만들어 먹기도 해요. 아마 실험할 때마다 항상 먹는 것 같아요. 하하하.”(이효원 3년)

 

유쾌하고 단순하다. 지난해 전국 과학동아리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경북 청도군 풍각중학교 ‘드림사이언스’ 과학동아리 학생들은 조금의 과장이나 거리낌이 없다. 전교생 52명(2019년 1월 기준)인 ‘작은 학교’ 풍각중학교는 어떻게 전국의 쟁쟁한 과학동아리들을 제치고 대회를 제패했을까? 꿈트리는 1월 28일 경북 청도군 풍각면에 위치한 풍각중학교를 찾았다.

풍각중학교 과학동아리 드림사이언스는 2013년 개설된 이후 매년 다양한 주제를 정해 과학연구와 체험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6기 13명의 학생들이 ‘드림으로 드림(Dream·꿈)을 이루는 국어·과학·수학 3S융합 프로젝트’를 주제로 활동했다. ‘국어·과학·수학 3S융합 프로젝트’라는 연간 주제에 따라 학생들은 매월 1가지씩 소주제를 선정해, 매주 화·목요일 방과 후인 9교시에 연구활동을 진행했다.

 

매월 선택하는 소주제는 국어, 과학, 수학 교과를 아우르며 생활 속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들로 선정한다. △창의적인 나의 집 설계하기 △원자를 다루는 세상, 나노기술 △도형을 이용하는 기술 △우리가 모르는 화장품의 비밀 △생명과학 프로젝트로 부화기 제작 후 나의 꿈을 그래프와 글로 생애주기표 만들기 △환경 주제 관련 통계자료 수집과 환경 원인과 대책, 환경신문 만들기 △국어·과학·수학 융합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기 등이다.

연구활동은 과학실에서 할 수 있는 실험을 비주얼씽킹(Visual Thinking) 방식으로 다양하게 기록해본 후 융합적 사고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진행과정은 ‘주제선정 협의회→주제연관 실험찾기→실험주제 해결 →국·과·수 노트 작성’ 순으로 이뤄진다.

 

각자의 연구활동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국·과·수 노트’는 그 자리에서 발표를 하고 학교 홈페이지와 카페에도 공유한다. 또 연말에는 ‘국·과·수 문집’을 만들어 전교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에 탐구내용을 공유한다.

특히 ‘창의적인 나의 집 설계하기’에선 *멩거스펀지(menger sponge) 구조 만들기를, ‘원자를 다루는 세상, 나노기술’에선 *풀러렌(fulleren) 분자 모형 찾아보기를 통해 전문지식을 쌓는다. 각각의 주제별 활동은 즐거운 글쓰기 활동 소감을 통해 국어교과와 연계한다.

메이크업에 관심 있는 여학생들의 경우 ‘우리가 모르는 화장품의 비밀’에서 체험해보는 천연비누와 석고 방향제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다. 팔이 아프도록 급식소 폐식용유를 저으며 빨래비누를 만들어보거나 화장품 성분 비율을 계산해면서 중학생의 화장품 사용에 대한 찬반토론을 하며 생각을 정리해 보기도 했다. 또 ‘생명과학 프로젝트’로 병아리 부화기를 직접 제작해본 학생들은 부화시켜 태어난 병아리를 관찰하면서 자신이 미래 성장하는 모습을 그래프로 그려보기도 하며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또 매월 학습 흥미와 성취감,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소 6곳을 선정해 교외체험을 실시한다. 교외체험에는 동아리 구성원뿐 아니라 참가를 희망하는 다른 학생들이 함께 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국립 대구과학관, 청도 레일바이크, 청도박물관, 대구 아쿠아리움, 포항 기청산식물원, 창녕 우포늪, 우포생태체험장, 창녕 박물관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월 1회 지역사회 봉사 및 환경보존을 위한 나눔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청도군 풍각면 일대 환경보전을 위한 쓰레기 줍기와 어린이집을 방문해 재능나눔 활동을 하기도 하고 농촌 일손돕기 형태로 마을 경로당을 청소하는 등 연간 총 10회 나눔활동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도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하며 사전 준비교육을 철저히 진행했다. 월별 주제에 따른 연구활동과 교외체험, 나눔활동까지 빠듯한 일정 탓에 때론 토·일요일이나 재량 공휴일까지 학교에서 나와서 활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과학동아리 발표대회에 대표로 참가했던 정은지, 이선호 양은 수상 사실 보다 대회 참가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야말로 동아리의 구호인 ‘우리 재능을 드림(봉사)으로 드림(Dream·꿈)을 이루자’를 실현한 생생한 체험을 한 것이다.

 

*멩거스펀지(menger sponge):수학자 카를 멩거(1902~1985)가 고안한 도형. 프랙탈 구조를 사용한 도형으로서 정육면체의 각 모서리를 3등분해 9개의 정육면체로 만든 후 중앙의 정육면체만 없앤다. 그리고 이 작업을 무한히 계속하면 얻을 수 있는 도형이 멩거 스펀지다. *풀러렌(fulleren) 분자 모형: 풀러렌(영어: Fullerene)은 탄소 원자가 구, 타원체, 원기둥 모양으로 배치된 분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1985년에 처음 발견되었으며, 흑연 조각에 레이저를 쏘았을 때 남은 그을음에서 발견된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다. 지름 약 1nm인 ‘나노의 축구공’을 형성하는데, 풀러렌이라는 명칭은 이 구조와 같은 모양의 돔을 설계한 미국의 건축가 버크민스터 풀러(B. Fuller: 1895~1983)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글쓴이] 정선영 객원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