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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1] “단원10명 모두가 생활안전지도자 자격증 취득 뿌듯해요”


서울 신목중학교 안전보건동아리 ‘신목안전누리봉사단’

 

“바닷가에 놀러 갔을 때 조류에 휩쓸려 떠내려 갈 뻔한 적이 있어요. 다행히 주변에서 도와줘서 무사히 나올 수 있었는데 그 때의 경험으로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됐던 것 같아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뉴스를 보면서 이웃나라에 큰 재난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굉장히 슬펐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 재난에 대한 관심들이 이어져 동아리 활동까지 하게 됐습니다.”- 성지섭 군

꿈트리는 3월 7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신목중학교에서 신목안전누리봉사단 단원 중 2학년 김태희 양, 성지섭 군, 지명규 군을 만났다. 신학기로 분주한 가운데 단원들은 올해 신입생 모집 및 활동계획을 고민하고 있었다.

봉사단을 소개하기 위해 단원들이 직접 만든 팜플렛은 전문업체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깔끔한 디자인에 내용도 한눈에 쏙 들어왔다. 낙상예방 체조 이미지 등 일부 내용은 안전예방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았지만 레이아웃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단원들이 각자의 의견을 내고 보완해가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목안전누리봉사단 10명의 단원들은 지난해 1학년 시절 같은 반 친구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하고 싶은 탐구·봉사 활동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안전문제에 관심이 많아 이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 5월까지는 봉사 목적과 방향성에 대해 토론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단원들은 일회성 봉사활동이 아니라 봉사자인 자신들이 직접 안전에 대해 공부하고 준전문가 수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양천구 지역 내에서 안전관련 봉사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스스로 안전의식을 함양하고 봉사에 대한 참 의미를 깨달아 가자고 뜻을 모았다.

 

중학교 1학년인 단원들은 순수하고 의욕 충만했다. 활동이 가능한 ‘안전’의 범위는 생활안전과 재난안전으로 나눠 진행했다.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할 때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일부 어머니가 직접 전문가를 연결해주기도 하고 현장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해 주기도 했다.

지명규 군은 재난안전팀장을 맡게 된 이유로 어린 시절 경험을 떠올렸다. “초등학생 때 보라매안전공원에 가서 안전체험학습을 했었어요. 6학년 때를 제외하고 매년 방학 때마다 어머니와 같이 갔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프로그램이 다양해져서 매번 새로운 체험을 재미있게 했었던 기억이 나요. 가상으로 꾸민 시설이지만 실제처럼 보여서 평소에 체험하지 못했던 활동들을 해볼 수 있어서 무척 재미있었거든요. 그때 주로 지진, 태풍 같은 재난 대피방법에 대해 배웠는데 그때 배운 지식들을 활용해보고 싶어서 재난안전팀장을 맡게 됐어요.”

명규 군은 처음엔 친구들과 같이 하는 것이 좋아서 봉사단에 가입했지만 본격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더욱 진지하게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뿌듯했던 활동으로는 생활안전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던 것을 꼽았다.

 

지난해 모든 단원들은 봉사활동에 앞서 생활안전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사단법인 국제재난구조복지회에서 발행하는 자격과정 이수를 위해 경기도 고양시 실전체험장에서 거의 하루 종일(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교육을 받았다. 오전에는 이론수업으로 승강기·화재·전기·가스·수상안전·응급처치 등에 관한 교육을 받았고, 오후에는 심폐소생술 응급처치와 지진 체험, 화재소화기 사용법 등 실전체험을 통해 배웠다. 중학생에게는 다소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자격증을 갖추고 준전문가로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 열심히 임했다.

생활안전 활동은 유치원 교통안전교육과 노인정 낙상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2번의 방문교육 활동을 위해 사전준비와 연습모임까지 총 6회에 걸쳐 모이는 등 철저한 준비를 거쳤다.

상반기에는 학교 근처에 있는 목동3단지 소재 아란유치원을 방문해 진행했다. 7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교통 신호등과 표지판을 알려주는 교육을 실시했다.

생활안전팀장을 맡고 있은 김태희 양은 “막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려니 준비가 쉽지 않았다”며 유치원 교사인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어머니로부터 아이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팁을 얻어서 집중도를 높여보기로 했어요. 요즘 유치원생이 좋아한다는 ‘아이쿠’ 만화영화 중 교통안전관련 내용을 보여주자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어 했어요.”

 

영상을 보여준 다음엔 표지판에 대해 설명한 후 색칠하기, 의자 밀고 게임하기 등 유치원생 눈높이에 맞춘 교육법으로 진행했다. “파란색 표지판은 ‘이런 걸 하라’는 의미이고 빨간색 표지판은 ‘하면 안된다’는 의미라는 것부터 주지시켰죠. 그런 다음 미리 유치원 주변에서 찍어간 표지판들을 PPT로 보여주면서 하나하나 설명해줬어요. 또 표지판을 피켓처럼 만들어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랑 접목해 봤어요. 술래가 먼저 ‘00표지판 꽃이 피었습니다’ 라고 하면, 아이들이 표지판 내용대로 행동하는 방법으로 한 번 더 복습할 수 있도록 했어요.”

태희 양의 장래희망은 선생님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선생님이 돼보기도 해 자신의 진로적성과도 연결된 셈이다. “내가 직접 기획한 교육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설명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서 매우 뿌듯했고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누군가가 내 앞에 앉아서 나를 통해 보고 듣고 배운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어요.”

하반기에는 목동 실버복지문화센터를 방문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겨울철 낙상예방교육을 실시했다. 60~70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낙상 위험도를 측정하고 낙상예방체조 교육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단원들이 연습해 간 낙상예방체조를 직접 시연할 때는 처음에는 박자 세는 것조차 어색해 하던 어르신들이 한두 명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급기야 센터 직원들까지 와서 다함께 체조를 하기도 했다. 단원들이 자체 제작해 배포한 낙상예방가이드 팜플렛도 배포용으로 추가 요청이 이어졌다고 한다.

재난안전 관련 활동으로는 지난해 6월 주말 오후 목동 CBS방송국 앞 광장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전의식조사 캠페인’을 벌였다. ‘우리지역 재난대피소 바로 알기’, ‘내가 알고 있는 재난 안전앱은?’을 주제로 앙케이트 질문 보드를 만들어 6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단원들은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안전관련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돼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에서 수시로 안전교육을 받는 학생들조차도 재난 발생시 지켜야할 세세한 행동강령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단원들은 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목동지역 안전대피소를 지도로 표시해서 보여주거나 비상시에 ‘안전디딤돌’이나 ‘서울신문고’ 같은 안전앱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뿌듯하고 값진 체험을 하기도 했다.

교육활동이나 캠페인을 나가기 전까지는 ‘안전’이라는 단어가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다는 성지섭 군은 “직접 교육하고 캠페인을 진행하다보니 ‘안전’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됐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습니다”고 말했다.

지섭 군은 또 “봉사점수만을 생각했다면 방학 때만 잠깐 하고 말았을 거예요. 우리 스스로가 정말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더 많이 공부하고 준비하고 봉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신목안전누리봉사단은 올해는 학교 자율동아리로 신청해 참가를 원하는 2학년과 1학년 신입생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양천구자원봉사센터 ‘소리소문(소중한 우리들의 소소한 문제해결)’ 프로젝트 중 자기주도적 청소년 봉사활동의 하나로 진행됐지만 올해 2기 활동은 학교 내 안전문제에 좀 더 집중해 볼 계획이다.

[글쓴이] 정선영 객원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