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공동체

[Vol.29] “비장애학생과 통합교육 위한 인식개선 지속 추진”


충남 보령정심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현상. 원자력발전소, 쓰레기소각장, 장애인·노숙자시설, 교도소, 화장장 등 주민들이 기피하는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를 나타내는 말이다. 최근 님비현상의 한 예로 2017년 9월 서울시 강서구에 들어설 예정인 장애학교 서진학교 설립토론회의 한 장면은 많은 이들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학교설립 반대 주민들 앞에 무릎 꿇은 한 장애학생 어머니의 고개 숙인 사진 한 장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던졌지만 아직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면 님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꿈트리는 2월 20일 방문한 충남 보령 마을교육공동체와 보령정심학교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1972년에 개교한 보령정심학교는 지적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로 초·중·고교 및 전공과를 운영하고 있다.

18년째 정심학교에서 근무해온 이경민 교사(음악 담당)는 “아직도 특수학교라는 편견이 있어 주변 학교와의 통합교육, 졸업생 취업 등을 위해 학교가 먼저 지역사회에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인연이 되면 대부분 관계를 꾸준히 맺고 도움을 주십니다. 처음 시작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의 사진촬영료를 할인해주시겠다는 사진관 사장님, 전교생에게 고기를 대접하겠다는 음식점 사장님, 무료로 악기 연주하는 법을 가르쳐주시겠다는 음악가 등 수많은 미담 사례를 소개했다.

 

“장애 학생들은 집, 복지관, 특수학교 등에서 사회생활을 배우지만 그조차도 실제 사회와는 분리돼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또래 비장애인 아이들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졸업 후에는 스스로 자기 몫을 감당하며 살아야 되기 때문에 장애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비장애인들과의 다양한 소통 기회입니다.”

학생들에게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주기 위해 교사들은 지속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지난해 펼쳤던‘2017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장애인식개선 행사’ 역시 정수영 교장이 직접 나서서 면사무소를 통해 학교에 협조해줄 만한 이장님들을 소개받아 가까운 지역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었다. 이 사업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특수교육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학교 활동을 알림으로써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저희 학생들이 트로트(성인대중가요)를 좋아해요. 경로당에 가서 노래도 부르고 안마도 해드렸는데 어르신들이 넓은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을 다 받아주셨어요. 장애인을 처음 만나는 또래 청소년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어르신들이 편하게 대해 주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경로당 방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음악회도 개최해 학생들이 가진 예술적 재능을 알리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보령한마음학생오케스트라는 1년에 4번 대천역에서 음악회를 개최합니다. 인근 학교에서 발표회도 했습니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교사들이 악기 한 종류씩 맡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악기연주를 따로 배우기도 합니다. 전문가들도 많이 도와주고 계시고요.”

임용 6개월 차 정해준 교사(전공과)는“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특수학교 교사가 됐다”며 정심학교에 오게 된 동기를 밝혔다.

“봉사도 하고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분야 직업인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을 처음 만나면 두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주 보면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제5차 특수교육 5개년(2018~2022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장애학생들이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배우는 통합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까지 현재 174곳의 특수학교를 122곳 더 늘리고,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도 1만 325개에서 1만 1575개로 확충하겠다고 했다.

 

“장애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어 막막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 신분이면 학교에 갈 수 있는데 졸업 후에 다시 집에만 틀어박혀 생활하게 됩니다. 직업훈련도 받고 현장실습도 가지만 취업과 연결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교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장애인 인식개선 행사를 하는 것도 다 이런 문제와 연결됩니다. 인식개선은 함께 잘 살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글쓴이] 민신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