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공동체

[Vol.30] “최첨단 시설 갖춰 지역내 교육자원 혁신모델로 우뚝”


화성시 동탄중앙이음터

 

‘욕 금지, 다투지 않기, 시끄럽게 떠들지 않기, 허락 없이 피구금지’.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동탄 중앙초등학교 학생 7명이 만든 ‘페이퍼빌드’ 동아리의 규칙이다. 장난이 심했던 아이를 탈퇴시켰다가도 우여곡절 끝에 동아리에 다시 받아준 아이들은 함께 멋진 종이 로봇을 만들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중앙이음터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조언 없이 스스로 원하는 일을 찾아 시도해 보면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꿈트리는 3월28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대로 시범길에 위치한 동탄중앙이음터를 찾아 조난심 센터장, 김지연 교사, 권호중 마이랩장을 만났다. 2016년 개원한 동탄중앙이음터는 화성시가 직접 예산을 들여 동탄중앙초등학교의 땅에 5층 규모의 건물을 건립했다. 동탄 신도시에 위치한 동탄중앙이음터는 동탄중앙고등학교, 동탄중학교, 동탄중앙초등학교 바로 옆에 위치하고 동탄중앙초등학교와는 직접 연결된다. 가까운 입지 덕분에 주변 학교들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조 센터장은“이곳은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교육과정을 완수하고 시험보고 평가하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체험하는 곳이다”라고 말하며 “페이퍼빌드 동아리 아이들에게 멘토를 붙여줄까 물어봤더니 손사래를 치며 종이만 달라고 하더라.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생각하는 모습, 저희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원장을 지낸 조 센터장은 교육의 변화상과 함께 마을교육공동체의 역할이 확대돼야 함을 강조했다. “시대가 달라져서 교육이 학습생태계 개념으로 확대되고 학교를 뛰어넘어 지역사회를 넘나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지역만 하더라도 학생이 부족해 시설이 남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학생이 넘쳐서 제반 여건이 부족한 학교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교육자원에 대한 리폼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그런 혁신모델로 동탄중앙이음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원 이후 동탄중앙이음터에는 매주 한 두 팀의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을 온다. 최근엔 일본 국립교육정책연구소(NIER)도 다녀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화성시의 변화는 미래교육 변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제는 교과 지식만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으므로 살아있는 체험교육을 해야 합니다. 저희 화성시에서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먼저 공간을 조성하기로 판단했습니다.”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공간에서는 학생들의 체육수업, 창의적체험활동, 자유학기제, 동아리 활동 등이 진행된다. 상시 개방된 공간이 따로 있어 주말 동아리, 수행평가, 학습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 공간은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5층 ICT특화프로그램실은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다. 초대형 모니터들로 가득 들어찬 VR룸에는 한눈에 봐도 게임용을 뛰어넘는 고성능의 VR기구가 설치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스티브 잡스의 주차장 창고를 모티브로 한 실험실, 20대가 넘는 고가의 3D 프린터가 즐비한 연구실도 눈에 띄었다. 이 공간은 화성시를 의미하는 Mars Innovation Lab의 약자를 따서 ‘마이랩’이라고 불린다. 마이랩을 책임지고 있는 권호중 랩장은 첨단 시설만큼이나 교육의 질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의 설비지만 학생들이 쉽게 만지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이곳에서 전국 10개교가 참가하는 ‘ICT 메이커톤’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책으로만 보는 교육이 아닌 실전을 경험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음터’라는 이름은 화성시만의 학교복합화시설 브랜드로 마을-학교-주민을 연결하는 공간을 뜻한다. ‘마을과 주민, 학교를 잇는’이라는 모토와 맞닿아 있다. 전 연령층이 함께 소통하는 마을교류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주민, 학부모, 학생, 교사로 구성된 운영협의회를 통해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화성시는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실시한 ‘2018년도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 인구 50만 이상 도시(1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 센터장은 동탄중앙이음터와 같은 ‘사람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정책을 그 이유로 꼽았다. “동탄 지역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신도시가 조성되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외지에서 온 주민들은 서로를 잘 모릅니다. 육아가 힘든 주부들이 서로 이야기할 곳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중앙이음터에 공동육아방을 만들어 상시 오픈해 놓았습니다. 외지에서 오셔서 이곳에 정착하고 사는 분들에게 따뜻한 마을의 느낌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집만 있다고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주여건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탄 신도시처럼 큰 도시도 하나의 마을이 될 수 있습니다.”

 

중앙이음터에서 마을교육공동체를 담당하는 김지연 교사는 “지난 1년간 다양한 실험과 경험을 통해 주민들과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했고 올해는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동탄중앙이음터야말로 마을교육공동체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말했다.

[글쓴이] 민신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