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공동체

[Vol.41] “핵심은 관계 맺기…‘실천공동체’로 만들어갑니다”


전남 순천 마을교육공동체 ‘순천시 마을학교지원센터’

 

“전남지역에는 마을학교지원센터(중간조직)가 순천시 한 곳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희 센터가 롤모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아이들이 만나고 싶을 때 언제든 마을교사를 만날 수 있도록 지역 자원들이 아이들 주변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인적자원이 풍부한 곳이어야 마을교육공동체가 성공할 수 있습니다.”

꿈트리는 3월 6일 전남 순천시 금곡길에 위치한 마을학교지원센터에서 임경환 센터장과 김현주 사무국장을 만났다. 순천시 마을학교지원센터는 2018년 10월 19일 교육부 공모사업인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인구 28만 명의 순천시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향동 원도심, 아파트단지가 많은 신도시지역, 농촌지역이 골고루 섞여 있다. 인구감소로 지방소멸을 우려하는 시대에 순천시는 인구가 유지되거나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임 센터장은 “전남지역의 경우 전북과 비교해 보더라도 마을교육공동체 움직임이 뒤떨어진 편이다. 지난해 장석웅 교육감이 당선 되면서 마을교육공동체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허 석 순천시장 역시 공약사항으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논의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전남지역의 마을교육공동체는 농어촌 작은학교 살리기와 맥을 같이 한다. 전남지역 학교의 60%가 전교생 60명 이하로 농어촌 작은학교 살리기는 마을을 살리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순천시마을학교지원센터가 설립되기 전부터 2곳의 마을학교가 활동 중이었다. 2018년 초 전라남도교육청 공모사업으로 지정된 ‘재미난 마을학교’와 ‘송산 놀빛마을학교’는 주민(학부모)이 중심이 돼 마을학교를 설립한 사례다.

 

‘재미난 마을학교’는 2017년 몇몇 주민들이 ‘마을에서 재미있게 놀면서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재미난협동조합’을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도교육청 공모사업에 지정되면서 ‘재미난 마을학교’는 원도심 근처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마을의 교육자원들을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나갔다. ‘송산 놀빛마을학교’는 폐교 직전의 송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중심이 돼 마을학교를 운영한 경우다. 전교생 120명의 송산초교는 올해 첫 행사로 다문화 가정의 학부모들의 주도해 쌀국수 만들어먹기 이벤트를 열었다. 마을학교가 먼저 다문화 가족들을 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도한 행사다.

임 센터장은 “마을학교지원센터가 생기면서 마을학교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센터는 순천시 소속이지만 주민과 지자체를, 지역과 학교를, 교육청과 지자체를 연결하는 중매쟁이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순천시는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지원사업을 시작하면서 민관학 거버넌스 ‘지역교육력회복실천공동체’를 조직하는 데 중점을 뒀다. 관에서 주도하는 위원회 형식이 아닌 구성원 50명 중 3분의 2 이상을 주민으로 구성해 열린 조직을 지향한다. 의사결정 방식 역시 탑다운 방식이 아닌 실천공동체에서 결정하면 집행부에서 실행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10월부터 월례회의(정담회)를 시작해 6차례 진행했다.

김 사무국장은 “순천시는 전남지역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적자원이 많은 편이다. 사회적경제 활동을 하는 팀이나 생협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많고 전남 동부권의 중심지로 교사들도 많이 살고 있어서 교육자원도 풍부하다. 또 순천시의 자랑거리인 작은도서관이 60여개나 돼 문화적인 기반도 좋아서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학교가 중심이 되는 마을학교도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별량초, 월등초(복숭아의 고장), 인안초(순천만 인근), 이수중(철도관사마을), 별량중, 전자고교 등이 교육과정 안에 마을교육 과정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교사들이 ‘우리 마을의 역사를 잘 알자’는 프로젝트수업의 교육과정을 구성하면서 마을해설사나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결합이 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월등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가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부터 교육까지 함께 참여했다.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인 학부모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니까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진다”고 말했다.

호남권 철도의 중심지인 순천시를 상징하는 철도 관사마을 인근에 위치한 이수중학교 역시 지난해 순천시와 순천철도마을박물관 주최로 2,3학년 대상 역사체험수업을 진행했다. 올해는 1~3학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3차시 분량의 철도마을역사 체험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15차시 분량의 마을교육과정 프로젝트 수업을 구성하기 위해 마을학교지원센터와 이수중 교사(사회, 국어, 미술, 체육담당), 주민들이 함께 월 1회 공부모임을 계획 중이다.

순천시청과 순천 교육지원청 역시 매우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는 임 센터장은 “예전에는 교육청만이 지역의 교육문제를 담당한다는 생각이 컸는데 마을교육공동체를 하면서 양 기관이 협업을 경험하는 것 같다. 사실 지역과 학교가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이 운동을 통해서 서로 만나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는 씨앗동아리 20개를 꾸릴 계획이다. 내년 본격적인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준비단계로 만나서 공부하고 관계를 맺어나갈 생각이다. 이미 마을교육공동체를 운영할 역량이 있는 5곳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고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청소년자치배움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월례포럼은 청소년 원탁토론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순천시에는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임 센터장은 “자유학기제와 마을교육공동체가 잘 만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전남도교육청이 공모한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에 수많은 학생들이 지원한 것을 보고 지역 청소년들의 욕구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도 청소년들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프로젝트 제안하고 수행하는 ‘리빙랩’을 공모해 볼 계획입니다. 또 청소년인문학이나 인권 등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꾸려지는 마을학교 모델이 여러 개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김 사무국장은 마을교육공동체의 핵심은 네트워킹임을 강조하며 “지금은 그물망처럼 다소 느슨하게 연결되지만 사업을 진행할수록 촘촘하게 연결해 교사와 학부모, 지자체와 교육청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순천은 마을교육공동체를 일궈나가기 위한 자원이 많은데 저희는 그것들을 잘 연결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모델들을 한두 개씩 가시화해서 연말까지 5개 모델(농어촌, 원도심, 신도시, 학교중심, 지역중심)을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활동가들을 양성해 최종적으로는 중간지원조직이 없어도 각 조직들이 스스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글쓴이] 김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