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톡톡

[Vol.39] “중독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이 마음을 살펴보세요”


게임에 빠진 중3아들과의 전쟁, 언제쯤 끝이 날까요

 

▶톡톡 상담: 아들이 게임을 처음 접한 건 초등 6학년이 끝날 무렵입니다. 집에서 조금씩 하는 정도였는데 친구들 대부분이 PC방을 다니기 시작하자 제가 먼저 “너도 가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고 그때부터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씩 하도록 해줬습니다. 그런데 점점 게임시간이 길어지고 날짜도 어기기 시작했습니다. 혼을 내보기도 하고 말로 타이르기도 했지만 잠깐 지키는가 싶다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중2 때는 아주 절정이었습니다. 평일에는 PC방에서 2시간 집에서 2시간 총 4시간 이상을, 주말에는 6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방학에는 말할 것도 없이 10시간 이상 빠져서 게임을 했습니다.

제가 붙잡고 울어도 보고 상담도 4개월간 받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용돈을 올려주기도 하고 게임할 동안은 잔소리도 하지 않고 싫어할까봐 가족모임에도 데려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이 없다보니 매번 실패와 낙담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걱정하고 신경 써주는 것과 달리 아이는 저를 이용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는 주말이니 이발도 좀 하고 피부과에도 가보자고 했더니 귀찮다며 자기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제 말을 무시하더군요. 지켜보던 아빠가 참다 참다 화를 냈고 아들은 눈을 똑바로 뜨고 “이렇게 살 바에는 죽는 게 낫다”며 울기까지 하더군요. 정말 이러다 잘못된 생각을 할까 참고 또 참았습니다.

엊그제는 최하위 점수의 성적표를 받아왔기에 한마디 했더니 역시나 게임을 하면서 “알아, 못한 거”라고 얼굴도 보지 않고 이야기하더군요. 저도 울컥 화가 나서 아들의 핸드폰을 집어던졌고 액정이 부서졌습니다. 그렇다고 반항하며 소리를 지른다거나 다른 나쁜 짓을 하는 아이는 절대 아닙니다.

오늘은 제 옆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서 그러더군요. 왜 엄마가 핸드폰 던졌을 때 아무 말 안했냐고 물었더니 “귀찮아서. 어차피 네가 이러이러 해서 그랬다는 말만 할거잖아”이러는 겁니다.

오늘도 낮에 PC방에서 6시간을 보내고 집에 와서 2시간 더 하다 제 잔소리에 컴퓨터를 껐습니다. 아들은 2년째 가족여행도 외식도 함께 안합니다. 무슨 말만 하면 “귀찮아, 싫어, 귀찮아”가 대부분입니다.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수업 외에 학원은 다니지 않습니다. 1개 이상 학원 다니는 것을 싫어하고 스트레스라고 해서요. 더 이상 상담도 받지 않으려 합니다. 언제쯤 이 전쟁이 끝이 날까요. 제발 도와주세요.


▶톡톡 상담: 자녀의 게임시간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어머니께서 많이 당황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초등학교 6학년 당시 또래 관계의 중요함을 잘 아시고 또래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하기 위해 PC방 출입까지 허락해 주신 어머니는 강압적이기 보다는 자녀를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자녀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애쓰는 분이라 느껴집니다.

다소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아들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기 위해 약속을 제안하기도 하고, 일방적인 방법이 아닌 자녀와 소통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나가려는 어머니의 모습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봅니다.

아들이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하면서 게임도 학습도 균형 있게 병행하면서 생활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지만, 청소년들에게는 너무나도 재미있는 게임을 적당히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청소년기는 몸도 마음도 뇌도 성장기여서 성인처럼 자신을 잘 조절하거나 통제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학생 남자아이들의 경우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힘들어 하는 부분이 바로 게임중독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학교생활이나 집에서의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게임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큼만 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호소를 합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이 잘 모르시는 것이 있습니다. 게임회사들의 엄청난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온라인 게임은 실제로 해보면 무척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독이 돼 밤새 게임에 몰두하고 수면주기의 변화까지 생겨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성적도 조금씩 떨어지게 됩니다.

스포츠 같은 활동적인 취미생활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지면서 점점 친구관계에 대한 어려움도 생기게 됩니다. 반대로 친구관계가 어려운 학생들은 온라인 게임공간에서 관계의 성취보상을 받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현상은 가족들에게 반항하거나 갈등요소가 되면서 반대로 게임에 더 몰입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입니다.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다섯 가지 해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아이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살펴보고, 그 원인이 학업에 대한 부담감, 또래관계, 학교생활 등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둘째, 게임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을 찾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신체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운동이나 대인관계를 넓혀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게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게임에서 느껴지는 성취감이 아니라 일상에서 작은 성취감부터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컴퓨터를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 물건으로 인식하도록 거실에 두고, 자녀와 부모가 대화를 하면서 컴퓨터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넷째, 특히 남학생의 경우 아빠가 함께 게임을 하거나 어떤 게임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해결점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방어적이거나 혼자만의 시간으로 들어가 버리지 않고 차츰 가족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다섯째, 아이가 스스로 게임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그 부분도 아낌없이 칭찬해 주시면 좋습니다. 약속을 했다고 100% 지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잘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를 하면서 지킬 수 있도록 의지를 북돋워줘야 합니다. 자녀가 약속을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부모가 물건을 부수는 등 폭력적 상황을 연출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자라는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고 헤아려주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고민은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중학생을 키우고 계시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의 고민이라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오히려 변화하기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가족이 서로 어떤 모습으로 대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아들은 활동적이기 보다는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보입니다. 이 아이에게는 화를 내거나 다그치기 보다는 작은 약속부터 천천히 잘 지켜나갈 수 있게 기다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까이에서 지켜보시는 어머니가 마음의 힘이 있어야 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앞서 받으셨던 상담을 다시 시작하시기를 꼭 권해드립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학생보다는 부모님이 더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이번 겨울 방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셔서 컴퓨터와 멀리 할 수 있는 청소년 캠프나 가족여행 등 더 재미있는 활동을 경험하기를 권합니다. 도움을 받으실 수 있는 기관과 프로그램을 소개해드립니다. 가까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인터넷 예방 중독센터 이 두 군데에서는 상담과 캠프 프로그램에 대해 안내를 받으실수 있습니다. 이번 겨울방학에 진행하는 남자 중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2주 이상 캠프도 진행하고 있으니 일정을 보시고 참가하는 것도 추천합니다.(http://nyid.kyci.or.kr/userSite2/index.asp)

[글쓴이] 신현미 前아 하 서울시립청소년 성문화센터 상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