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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8] “전환학년제처럼 자유학기제도 긍정의 불씨 될 것”


 

최근 서울에 귀한 손님 한 분이 오셨습니다. 자유학기제의 롤 모델인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에 깊이 관여한 분인데요, 바로 제리 제퍼스(Gerry Jeffers) 전 아일랜드 국립 메이누스 대학교 교수님입니다. 제퍼스 전 교수님은 전환학년 교육과정지원팀 국가 코디네이터를 역임했고, 현재는 우분투 네트워크(교원양성교육 단계 세계시민교육 촉진)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꿈트리는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주최로 지난 11월29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제리 제퍼스 교수 초청 특별포럼(삶과 꿈과 배움, 전환학년제와 자유학년제)’ 행사장을 취재했습니다. 제퍼스 교수가 1부 강연에서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아일랜드에서는 2017년 기준 93%의 학교가 전환학년을 제공했고 15~16세 학생의 72%가 전환학년에 참가했습니다. 전환학년의 목표는 △사회의식 및 높은 사회적 능력과 더불어 개인적 발달을 중시하는 성숙을 위한 교육 △학제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중시하며 일반적, 전문적, 학문적 기술을 증진하는 교육 △개인의 발달과 성숙의 토대로서 성인과 직업인의 삶을 경험하는 교육 등 3가지라고 소개했습니다.

1974년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래 현재는 전환학년제의 3가지 야심찬 목표가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제퍼스 교수는 소개했습니다. “프로그램 수가 600개를 넘는 상황에서 목표의 달성 수준을 쉽게 측정할 수 없다”면서도 “학부모들이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교공동체 전체에 미치는 전환학년의 이점을 점진적으로 깨닫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강조한 것이죠. 전환학년을 경험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대학입학시험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시간과 비용의 낭비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던 목소리가 많이 줄어든 것이 제도 안착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도 곁들였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반응이 줄곧 긍정적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전환학년으로 인한 관계 개선은 긍정적인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하네요. 교실을 벗어난 여행이나 교실 안에서의 협력 활동을 통해 급우들과의 유대 강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전환학년에서 비롯된 우정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종종 관찰되고 있다고 합니다. 학부모들 또한 자녀들과의 관계가 개선되었다고 얘기하는데, 대부분 “전환학년을 거치면서 아이들이 성숙해졌다”거나 “아이들과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전환학년제는 학교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 합니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학교 밖에서 긍정적으로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죠. 학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외부 강사들이 학교 내의 교직원들에게 자극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비정부단체, 지역사회 단체, 자선단체 등 다양한 활동가들이 전통적으로 교사들만의 성역이었던 교무실의 분위기를 많이 변화시켰다는 겁니다. 전환학년제를 통해 많은 학교들이 보다 개방적으로 변했고, 지역사회와 더 많은 교류를 갖게 되는 효과도 아울러 나타났다고 합니다.

 

제퍼스 교수는 “전환학년 연구를 수행하면서 최근에 은퇴한 5명의 교장과 집중 토론의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다”면서 “그들은 전환학년제가 자신들이 근무한 학교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교사들은 보다 협력적으로 일하고, 자신이 담당한 프로그램에 책임을 졌으며, 학생들의 열정이 확산되면서 학교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이죠.

제퍼스 교수는 강연 말미에 아래의 4가지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1. 협력 학습과 팀워크를 강조하는 전환학년 제도는 시험 위주의 문화에서 비롯된 경쟁 중심의 개인주의에 강력한 균형추 역할을 한다.
2. 교사들은 ‘위에서 내려온’ 지시를 이행하기보다 ‘아래로부터의’ 프로그램을 설계할 기회가 주어질 때 능력을 발휘한다. 전문성 개발을 위한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
3. 최종적인 시험의 결과에서 초점이 이동하게 될 때 교육의 목적, 평가의 역할, 학교의 기능 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학습자와 교사에게 일어난다.
4. 학교는 현상 유지에 대한 경향이 매우 강하다. 혁신은 시간을 요구하며 조금씩 동화되고 수용된다.

제퍼스 교수는 “기존 학교 교육의 관행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전환학년제는 전통적인 학교교육에 들어와 청소년들의 삶은 물론, 교사와 학교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전환학년 외 다른 중고교 6년의 교육과정에도 전환학년의 정신이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퍼스 교수가 들려준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결국 긍정적인 방향으로 안착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퍼스 교수의 말처럼 전환학년(자유학기)의 최대 홍보자는 바로 제도를 통해 혜택을 본 ‘학생들’이고, 해를 거듭할수록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제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제퍼스 교수의 조언은 꼭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쓴이] 최중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