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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9] “스무 살 아들의 삶, 이제는 믿고 멀리서 지켜봐야죠”


 

지난해 고3이던 아들은 최근 수능 시험을 보고 특성화 공과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평소 아들의 소망은 남들처럼 직장 다니며 적당히 벌고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을 즐기면서 사는 삶입니다. 엄마 입장에서 볼 때 너무 평범하고 소박한 그 소망도 사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뤄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요즘 현실이라고 생각되어 조바심 나고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꿈트리 29호 자기주도진로 코너에 소개된 목숨을 건 탈북과정을 겪고 한국으로 와서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김학민 씨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평범한 삶을 꿈꾸는 제 아들과 비교가 됐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학민 씨의 행복론에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충격도 받았습니다. 24시간 PC방에서 살더라도 그 일이 너무나 행복하다면 굳이 말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말이죠.

문제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어떤 삶에도 꼭 그래야만 한다는 법칙은 없다는 학민 씨의 이야기는 ‘네 삶은 네가 살아가는 것’이라며 겉으론 늘 쿨 한 척하면서 속으론 게임에만 빠진 아들 때문에 조바심 냈던 제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게임을 못하게 해야 할지 그냥 놔둬야 할지. 하지만 이제는 먼 지방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는 스무 살 아들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부모가 믿어줘야 아이가 자신 있게 길을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열 여섯 살부터 혼자 생계를 해결하며 생활했던 학민 씨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너를 위한답시고 하는 수많은 조언에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가슴이 이끄는 길을 찾아 묵묵히 걸어가는 학민 씨의 앞길을 응원합니다.

[글쓴이] 대학생 아들 둔 엄마 김지혜씨(경기 군포시)